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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드러운 화성
피아노2026.4.25
적은 관객 앞에서 연주하고 나서 생긴 생각
얼마 전에 앙상블 연주 하나 하고 왔는데, 프로그램이 좀 마이너하기도 했고 날씨도 완전 별로였거든요ㅠㅠ 아니나 다를까 무대에 딱 나갔는데 객석이 반도 안 찬 거 있죠. 솔직히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음.. 어릴 때였으면 저기서 이미 멘탈 나가서 다 망쳤을 듯요 ㅋㅋ
근데 연차가 쌓이긴 쌓였나 봐요. 그냥 '이 궂은 날씨에 여기까지 와주신 분들인데, 이분들한테 최고의 연주를 들려드려야겠다' 이 생각만 딱 들더라고요. 앞줄에 앉은 몇몇 분들이랑 눈 맞추면서 진짜 그분들만을 위해 연주한다는 느낌으로 했어요.
신기하게 연주는 근래 했던 것 중에 제일 집중도 잘되고 만족스러웠네요. 끝나고 박수 소리가 막 크진 않았는데도 그 울림이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는.. 묘한 경험이었어서 그냥 글 한번 남겨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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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 4
바
바다의 레가토4/25
"궂은 날씨에 여기까지 와주신 분들"이라는 마인드 진짜 좋네요. 저도 지방 객원 가서 20명 앞에서 연주한 적 있는데, 그때 오히려 홀이 작으니까 관객 한 분 한 분 표정이 다 보여서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. 큰 홀 500석보다 소극장 20석이 더 떨리고 더 감동적일 때가 있어요
순
순수한 첼로4/25
연차가 쌓이면서 멘탈이 단단해지는 게 느껴지시는 거군요. 저는 아직 그 경지에 못 갔는데 ㅋㅋ 공연 전에 객석이 비어있으면 아직도 심장이 쿵 해요. 근데 이 글 읽으니까 마인드셋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배우고 갑니다
자
자유로운 클라리넷더블베이스4/26
이 글 너무 좋아서 저장했어요. 오케스트라에 있으면 빈 객석이 그냥 숫자로만 보이거든요. "오늘 몇 퍼센트 찼대" 이런 식으로. 근데 앙상블이나 독주회는 다르잖아요. 한 명 한 명이 느껴지니까. 저도 실내악할 때 관객 5명이었던 적 있는데 끝나고 한 분이 악수 청하시면서 "오늘 제 올해 최고의 저녁이었어요" 하시는 거 듣고 울뻔했어요. 적은 관객이 꼭 나쁜 건 아닌 것 같아요.
사
사랑스러운 선율색소폰4/26
궂은 날씨에 와주신 분들이라는 생각 전환 진짜 멋있네요 ㅋㅋ 저는 아직 그때 "아 망했다" 이게 먼저 올 것 같은데... 근데 확실히 소수 관객이면 오히려 솔로 같은 느낌 나서 평소보다 과감하게 연주하게 되는 건 공감이에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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